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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4/21 한민족신문

눈 내리는 하늘을 우러르며

대설이라 눈이 내린다

온 하늘을 하얗게 뒤덮으며

여기에도 저기에도 눈이 내린다

피여나는 목화송이련가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가며

하늘도 땅도 빈틈없이 덮어간다

봄 여름 가을 다 놓아줘도

품잡고 굽은 허리 펴가면서

변해가는 하늘얼굴 지켜나보았더냐

땡볕이 뒤잔등을 두드리고

비바람이 닥달하는 성화속에

언제 한번 번한날 있었더냐

높은 하늘 찾아오니

가슴이 트이는가 하였는데

어느새 저도 몰래 데쳐놓았구나

다가온 운명을 거절한들 어찌하랴

대지의 품에 조용히 안겨보자

말없이 떠나간들 무엇이 대수냐

좋았으면 어떻고 미웠다면 어떠냐

덮이우면 흔적도 없나니

잊어라 지워라 흘러가는 추억도

지친 이 한몸울 포근히 덮어주는

거위털같이 부드러운 햐얀 눈

자장가를 불러주며 하얀 눈이 내린다

/리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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